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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파사드 컨설팅이야기 - 1편: 파사드 컨설팅은 왜 필요한가?

 나의 약 1년 9개월간의 파사드 컨설팅을 중심으로 파사드 컨설팅 이라는 분야를 이야기 해보겠다.

 파사드 컨설팅이란?

 파사드 컨설팅은 우리나라에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우선 Facade가 무엇인지 간략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구글 검색에 facade를 치면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온다. 


건물의 얼굴, 열린 장소 또는 거리에서 보이는 주 입면.


 아주 간단하게 건물의 입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왜 건물 입면에 컨설팅이 필요할까?  내가 참여하게 되었던 프로젝트를 생각해보며 적어보겠다.

파사드 컨설팅이 필요한 이유

1. 복잡해지는 형태

 파사드는 건물의 외관이다. 

 즉, 누군가 건물을 봤을때 첫인상을 좌우하게 된다. 그래서 랜드마크나 기업 사옥을 건설할때 자주 건드리는 수단이 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주로 DDP와 같이 유기적이거나 독특한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꽤나 있다. 박스에서 형태가 조금만 벗어나도 그것을 실체화 시키는데 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특히 모든 프로젝트는 정해진 예산과 시간이 있기 때문에 이 제약조건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존의 방법으론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BIM과 비정형 사례로 항상 빠지지 않는다.

 이 문제를 가장 깊이 고민하게 된 프로젝트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업계가 좁은지라 이 프로젝트에 연관된 몇몇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그 중 외관(Facade)을 시공한 '스틸라이프' 대표님과는 영종도 프로젝트를 한적도 있다.

 좌우지간, DDP는 삼성이 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뒤엔 비정형 패널을 제작 설치하는데 특화된 '스틸라이프'라는 업체와 파사드 컨설팅을 한 GT(Gehry Technologies)가 있었다. 

프랭크 게리와 게리 테크놀로지스

 
수업시간에 들어봤을지 모르겠지만 게리는 Frank Gehry의 그 게리다.
 

 어느 공식석상에서 법규를 날린것으로 유명한 게리 아저씨는 요상한 형태를 디자인 할 뿐만 아니라 현실화 하는데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 중 비정형을 실현화 하는 첫 프로젝트는 "Barcelona fish"라고 한다.  

게리 아저씨의 첫 프로젝트, Barcelona Fish.

 누군가의 썰에 의하면 프로젝트에 당선되고, 게리는 현실화 시킬지 상당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무실 주변의 비행장에서 카티아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것을 발견하고, 이것을 도입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 게리가 도입한 카티아는 훗날 건축용으로 발전시켜, "Digital Project"라는 프로그램으로 탄생하게 된다. 뭐 사실 카티아 기반이라 크게 차이는 없다. Ifc를 조금 다룰 수 있는 정도? 

 게리아저씨를 필두로 컴퓨터에서 비정형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이를 실제 만드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그리 없어 보인다.

 전자를 Designer라 부르고 후자를 Engineer라고 부르면 되겠다.

 2. 3d 조작능력 미숙

 위의 단락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3d를 만드는 능력이 부족하다니 그게 무슨말인가. 

 말 그대로다. 3d 모델링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다 할수 없다. 이게 무슨말인가. 즉 3d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바로 전개도를 뽑아낼 수 있는 수준의 모델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존경할만한 프로젝트, Morpheus hotel. 라이노로 했다는것이 더 대단하다.


 내 학부시절을 생각해보면, 모델링을 덕지덕지 하면서 이상한 쪼가리 같은 Geometry들이 많이 생성되었고, 그 모델에서 바로 레이저 커팅을 한다던지 하는일은 굉장히 어려웠다. 그나마 랜더링도, 일단 랜더를 돌리고 포토샵으로 칠하는 일이 대다수 였다. 몇몇 잘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포토샵에서 후처리를 통해 잘못된 모델링을 지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현업에서도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3d 모델링을 다루다 온 친구들이 회사에 가면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꽤나 있다. 그건 각 사무실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봐온 사무실들은 건축 = 손그림의 미학 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아보였다. 또한 CAD(Computer Aided Design)이라는 개념 자체가 AutoCad(2d CAD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로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라 생각하는데, 제대로 된 3d 모델링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 바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모델을 만들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3. 형상에대한 이해도 부족

 앞의 이야기와 연결된다. 파사드는 다른 건축 부재들보다 조금더 제조업에 가까운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 현장에서 생산하기보다는 공장에서 생산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많다. 그리고 공장생산에서 중요한 것은 공정에 맞는 Geometry(형상)를 제공함으로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선에서 가장 바람직한 Geometry는 Developable surface 또는 Zero Gaussian Surface라고 불리는 아이들이다.

종이로 만든 형태는 대표적인 Developable surface다
 
초록색이 아무런 변형없이 펼쳐질 수 없는 형태이다.

 가령 비밀유지에 걸린 프로젝트 A에서는 자유로운 형태(Freeform surface)를 원통의 일부(Cylinder)로 바꾸는 작업이 있었다. 누군가의 디자인을 함부로 평할 수는 없지만, 건축은 실제로 지어지는 것을 가정하고 하는 작업이기에 그 프로젝트의 건축가는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프로젝트마다 제작 업체와 컨텍을 하고, 그들이 필요로하는 Geometry 또는 Data들이 있는데, 대다수의 건축사무소들은 이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작 단계에서 손가락만 빨면서 컨설턴트에게 거의 대다수를 일임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이글을 읽는 사람이 누군지따라 다르겠지만, 건축가 내지 디자이너라면 자신의 디자인 의도를 지키기 위해서 제작 방식에 맞게 형상을 다루는 능력은 필수다. 그렇지 못한다면, 괄괄한 현장 아저씨들한테 끌려다니다가 이도저도 아닌 디자인으로 끝나기 쉽상이다


 1편을 끝맺으며

 사실 별 생각없이 빠르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마 이 글을 다 정독한 사람이라면, 파사드 컨설팅을 하고싶거나 무엇인지 궁금해 할 사람인거 같으니, 다음엔 어떤 컨설팅 업체들이 있는지 나불나불 해봐야겠다.



참고자료

http://www.cmak.or.kr/upload/ES/090623%20DDP.pdf - DDP 보고서 중 일부

https://priceonomics.com/the-software-behind-frank-gehrys-geometrically/ - 프랭크 게리 첫 비정형 푸로젝트.

https://vimeo.com/203509846 - 모르페우스 호텔 webin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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